마음의 등불 - 시 , 명상

2016년 1월 30일 오후 09:00

생사람 2016. 1. 30. 21:00

각 성 ( 覺 醒 )
낮부터 마신 술의
숙취는 쉬이 가실 줄 모르고
어둠이 내린 거리에 물먹은 솜처럼 젖어들었다.
하소연 할 때 없는 이내 심사는
자기만이 옳은 수많은 거짓 약속으로
폭삭 쉰 내 나는 거리를 애꿎게 노려본다.
수없이 밟았을 묵묵한
저 거리의 돌들.
그 수보다 많은 영혼들을 머금고
칼날처럼 발을 아리게 한다.
아픔에 져서는 안 된다.
비딱하게 걸어 선 안 된다.
맘과 다른 이 몸처럼 삐딱해선 안 된다.
내일은 비예보가 있던데
동녘 빛에 빗방울이 돌들에 부딛혀
향긋하게 팝콘처럼 부서지면
우산도 수고러워 맨몸으로 비를 맞자.
깨끗이 어둠을 빗겨내린 거리에서
수많은 전선들이 뼈를 추리고
또 다시 삶아낼 한잔 술이
똑바로 걸어갈 수 있도록
- 어느 여름날에 씀 -

'마음의 등불 - 시 , 명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1월 30일 오후 09:02  (0) 2016.01.30
2016년 1월 30일 오후 09:02  (0) 2016.01.30
2016년 1월 30일 오후 09:01  (0) 2016.01.30
2016년 1월 30일 오후 08:58  (0) 2016.01.30
2016년 1월 30일 오후 08:57  (0) 201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