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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갠지스강에 비가오자 수백구의 시신이 떠오른 까닭.

생사람 2021. 7. 1. 15:21

비 쏟아지자..수백구 시신 떠오른 인도 갠지스강 비극

조민영 입력 2021. 07. 01. 07:06 수정 2021. 07. 01. 10:18 

 

지난 4~5월 코로나19 사망자 속출했던 인도
강 인근 무분별 매장된 시신..우기 시작되자 빗물에 휩쓸린듯

인도 갠지스 강에서 국가재난대응대원들이 장맛비가 쏟아진 후 둑에 떠내려온 사체들을 수습하기 위해 순찰을 돌고 있다. 로이터

최악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사망자가 속출했던 인도가 또다시 비극적인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지난 4~5월 사망자 속출로 장례조차 치르기 힘들어지며 강 인근에 무분별하게 매장한 시신들이 본격적인 우기에 강물이 불어나면서 갠지스강으로 떠밀려 내려오고 있다.

인도 갠지스 강변에 장례를 치르기 위한 장작불이 곳곳에 피워진 모습. 로이터

최근 BBC,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북부 알라하바드시에선 지난달(6월) 3주 새 수백 구의 시체가 강물에 떠내려오거나 강둑 모래 속에 묻힌 채 발견됐다.

시신은 대부분 코로나19 확산 속에 장례를 치를 비용이 없어 갠지스강 변두리에 묻은 사망자 시신으로 추정됐다. 본격적인 우기로 한 달간 계속된 비에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자 얕은 곳에 묻혔던 시신이 밖으로 드러나고 이들 중 일부는 강물로 떠내려 온 것이다. 시가 지난 3주간 강물에서 수습한 시신이 150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갠지스 강변에 장례를 치르기 위해 장작불을 핀 구멍들이 여러곳 보인다. BBC, 게티이미지.

BBC는 갠지스강을 오가는 어부들은 시신들이 강물을 타고 계속 떠내려오자 시신을 마주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더 많은 시체가 떠내려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갠지스강 변두리에 묻힌 시신은 600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장터에서 근무하는 소누 챈델씨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시신을 이렇게밖에 묻을 수밖에 없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보였다”면서도 “몬순으로 수면이 상승하면서 시체가 물 위로 떠내려오는 상황이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시신이 갠지스강의 오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힌두교도에게 성스러운 강으로 불리는 갠지스강에는 매년 수십만 명의 순례자들이 몰려와 목욕하고, 화장된 유골도 뿌린다.

이번에 떠오른 시신 상당수는 지난 4~5월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된다.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는 화장을 선호한다. 하지만 사망자 수 급증으로 화장터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장례 비용마저 치솟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유가족들은 시신을 갠지스강 인근에 파묻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공무원과 경찰이 투입돼 시신 수습에 나섰지만 성과는 많지 않다. 우기에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유속이 너무 빨라 수습 작업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5월 코로나19 하루 평균 확진자가 40만명에 육박했던 인도는 최근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다. 인도에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9만7000명에 달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