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애국자냐" 회의중 웃통 벗은 아시아계 美예비역
입력 2021. 03. 28. 09:15 수정 2021. 03. 28. 12:18
아시아계 리 웡, 주민대표 회의서 돌발 발언
20년 미 육군 복무 중 입은 가슴 상처 공개
수백만 뷰 영상엔 "트럼프 지지자보다 애국자"
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트 체스터 주민 평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리 웡이 미군 복무 중 입은 상처를 보여주기 위해 회의 도중 셔츠를 벗고 있다. [트위터]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트 체스터의 주민 평의회장. 회장을 맡은 리 웡(69)이 갑자기 셔츠의 단추를 풀더니 가슴에 검고 길게 난 상처를 보여줬다. 미 육군에서 20년 동안 복무하면서 입은 상처라고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미국인 같이 안 생겼다. 애국자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가슴 상처가 증거라며 "이 정도면 충분히 애국자라고 할 만하냐"고 공개적으로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과 증오범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NBC에 따르면 웡은 18세 때 보르네오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리고 인종차별 때문에 미 육군에 지원했다고 한다. 1970년대 공부를 하기 위해 시카고에 있었는데, 그를 일본인으로 착각한 한 백인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자신이 일방적으로 맞았지만 가해자는 특별한 처벌 없이 풀려났다. 이를 보면서 더는 차별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입대를 결심했다고 했다.
웡은 공화당원이다. 주민 평의회 선거 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징인 '미국을 더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선거운동에 나섰다.
당초 이날 회의장에선 그의 연설이 예정돼 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16일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살해당한 사건을 보면서 지금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에 밝혔다.
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트 체스터의 리 웡 주민 평의회 회장.
뒤늦게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27일 워싱턴포스트·폭스뉴스·NBC 등이 전국적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소셜미디어의 해당 영상은 300만 명 이상이 시청했고, 16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영상에는 "트럼프 지지자들보다 웡이 훨씬 더 애국자다""군인 출신이 자신의 상처를 보여줘야만 하는 사회는 썩었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International affai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멕시코 126M 싱크홀 ... 점 점 자라고 있는 중 (0) | 2021.06.11 |
---|---|
원형 유지된 1000년 전 달걀의 놀라운 비밀 ? 어떻게? (0) | 2021.06.11 |
미 기상이변에 당혹, 대형트럭 뒤집히고 야구공 크기 우박 내려 (0) | 2021.03.15 |
불가사의 인도 , 화장실 있는데도 노천에서 용변을 보는 이유 (0) | 2019.11.27 |
(공유) [신바람 이선생 ] 미국산 세일 석유 세계 2위 수입국? (0) | 2019.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