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름다운 대한민국 서해안의 바다 풍경이 펼쳐진 월미문화의 거리 역으로 달려보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30분쯤 월미바다열차 안. 안내방송과 함께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탁 트인 바다가 모습을 드러내자 열차 내 승객들은 대화를 멈추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전 시간대임에도 열차 안은 40여 명의 승객으로 북적였다. 경기도 의왕에서 왔다는 이정미(54·여)씨는 “인천 차이나타운에 왔다가 열차를 탔는데 좋은 경관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개통한 월미바다열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월미바다열차는 월미도 외곽 6.1㎞ 구간을 일주하는 국내 최장 도심형 관광 모노레일이다. 평균 10㎞의 속도로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데 35분 걸린다. 열차 궤도는 지상 7m에서 최고 18m 높이에 있어 인천 내항과 월미산, 인천 앞바다뿐 아니라 멀리 인천대교까지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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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20일 만에 약 2만8000명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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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바다열차는 개통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2만7800여 명이 탑승하는 등 꾸준히 이용객이 늘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객만 1467명에 이른다. 이날 역시 월미바다열차의 출발역인 월미바다역 앞에는 오전부터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일부는 번호표를 받은 뒤 탑승 예상 시간대를 전달받고 잠시 자리를 뜨기도 했다.
긴 줄에 탑승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이도 있었다. 이용객을 안내하던 인천교통공사 직원은 “보통 30분마다 70명씩 들어가는데 사람이 몰려 하루 이용객이 1400명에 이르면 매진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용객이 늘면서 지역 상권도 활성화하고 있다. 월미바다역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37)씨는 “가게 매출이 급격히 늘지는 않았지만 바다열차 이용객이 많아지면서 확실히 주변 가게 손님이 늘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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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이용객에 지역 상권도 ‘방긋’
이 같은 반응에 인천시는 생각 이상의 ‘흥행’이라고 자평하지만 안전성 논란, 지속적 수익 창출, 편의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월미바다열차의 전신은 부실시공 때문에 개통을 못 하고 폐기된 월미은하레일이다. 월미은하레일은 2009년 시운전 때 사고가 발생해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 과거 사업부터 월미바다열차로 바꿔 개통하는 데 투입한 총비용은 1000억원 이상이다.
월미바다열차는 개통 이틀째인 지난달 9일 열차 두대의 운행이 중단되며 안전성 논란을 겪었다. 40명,10명이 타고 있던 차량이 각각 오후 5시37분과 오후 7시45분 월미공원역 전방 약 1㎞ 지점에서 운행을 멈췄다. 기관사가 차량 아래쪽에서 이상음이 들리자 운행을 중단했고 승객들은 대피 차량으로 이동했다.
인천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차량의 동력전달장치인 모터 기어가 마모된 것이 원인이라며 사고 이틀 전인 지난달 6일 모터 기어가 마모돼 차량 운행이 중단된 뒤 부품을 교체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모터를 전량 교체하고 월미바다열차 영업본부장과 월미사업단장을 직위 해제했다.
현재까지 추가 사고가 없는 데다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불안함이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열린 월미바다열차 시민모니터링위원회 회의에서 인천평화복지연대·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지역문화네트워크 회원 등으로 이뤄진 위원회는 더 꼼꼼한 관리와 보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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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후 멈춤사고에 안전성 논란 여전
한 시민 위원은 “날씨가 몹시 추울 때 열차를 타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염려되고 바로 조치를 하긴 했지만 운행한 지 얼마 안 돼서 사고가 난 게…안전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공사 측은 “기온이 40도 이상, 마이너스 25도 이하이거나 날씨 변화가 심할 때는 운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시민 위원은 개통 뒤 일시적으로 이용객이 느는 것 아니냐며 이런 현상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공사 측은 “열차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주변 상권 특별 할인을 하고 있고 각종 여행사와 협의해 월미바다열차를 경유하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성과 관련한 불만도 나왔다. 월미바다열차는 인터넷 예약을 받지 않아 현장에서만 표를 살 수 있다. 현재 주중 이용자 가운데 노인이 48%로 가장 많다. 공사 측이 밝힌 인터넷 예약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다.
위원들은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는 등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기다리는 이용객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이 역시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용객과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운영 방안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석용·최은경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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