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천억 폐의약품 처리 논란..종량제봉투 넣어 쓰레기 처리
서정원 입력 2019.03.06. 17:21
매년 버려지는 2000억원 규모의 폐의약품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최근 1년 사이 병·의원에서 의약품을 처방받아 구입한 경험이 있는 만 19세 이상 성인 14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심평원 청구 자료를 종합해 산출한 추정치에 따르면 버려진 의약품 규모가 2180억원에 달했다. 남은 의약품 처리 방법에 대해 묻자 55.2%가 '쓰레기통·하수구·변기 등에 처리한다'고 답했다. '약국·의사·보건소에 반환한다'는 답변은 8.0%에 불과할 정도로 제대로 된 폐의약품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의약품이 별도 기관을 통해 수거되지 않고 쓰레기통, 하수구 등으로 배출돼 강이나 토양으로 흘러들어가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하천에 잔류된 의약물질은 물고기 기형을 유발하고 식수를 오염시켜 인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약국과 보건소에서 폐의약품을 별도로 모으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처리하는 '가정 내 폐의약품 회수·처리 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2017년 수거 실적은 29만t으로 전년(45만t) 대비 60%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약사회는 실적이 떨어진 이유를 "2015년 8월 환경부의 '쓰레기 종량제 수수료 시행 지침 수정안' 발표 이후 일부 지역에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폐의약품을 버리라고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행 지침은 폐의약품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라는 게 아니라 약국과 보건소로 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폐의약품 별도 처리를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에서 폐의약품을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라고 안내하고 있는데, 이는 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자체는 100% 소각이 이뤄지면 종량제 봉투에 버려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기초자치단체 담당자는 "우리는 쓰레기를 전부 소각하기 때문에 쓰레기통에 버려도 큰 상관은 없다"고 주장했다. B기초자치단체 담당자도 "지역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어쨌든 소각만 하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은 소각을 하더라도 의약품은 별도 수거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정에서 처리하도록 하면 시민들이 분리수거를 하면서 시럽 등 액체로 된 약은 하수구로 흘려보낼 위험이 있다"며 "약국을 통한 회수 체계를 활용하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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