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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미래형 촉매’ 만들었다

생사람 2018. 7. 24. 08:42

원자 3~4개 연결, 고효율 ‘미래형 촉매’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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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23일 19:00프린트하기



로듐 앙상블 촉매를 이용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반응 개념도. KAIST 제공.

 

화학 산업계는 ‘촉매’를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촉매는 각종 화학반응을 돕는 백금, 로듐 등 고가 물질이 많이 쓰인다. 화학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응성이 뛰어난 촉매를 쓸수록 산업 효율 역시 높아진다. 배기가스 처리 등 환경 보호를 위해서도 고효율 촉매는 반드시 필요하다.

 

촉매의 반응성을 높이는 기본적 방법은 촉매 물질을 최대한 곱게 가는 것이다.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촉매를 작게 가공하는 ‘나노촉매’가 한동안 각광받았지만, 최근에는 원료 물질을 원자 하나 크기까지 줄이는 ‘원자촉매’도 실용화되고 있다.

 

원자촉매는 다른 원자와 만나 분자가 되려는 성질이 강하므로, 원자 하나하나를 특수 제작한 별도의 구조체 속에 넣고 고정시켜 만든다. 모든 원자가 하나하나 반응하니 이론상 효율을 최대까지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원자촉매의 단점도 지적됐다. 촉매의 크기가 너무나 작아 일부 화학 반응에선 도리어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기존 원자촉매의 단점을 해결해 항상 최고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앙상블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만들었다. 이현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은 포항공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에 사용할 수 있는 ‘로듐 앙상블촉매’를 새롭게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귀금속의 일종인 로듐을 원자 단위로 분해한 다음, 이를 3~4개씩 서로 연결해 ‘앙상블 구조(ensemble site)’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촉매는 원자가 몇 개씩 연결돼 있긴 하지만 여전히 원자촉매처럼 100%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원자를 앙상블 구조로 만들어 두면, 나노촉매처럼 일부 원자가 다른 원자 속에 묻혀 화학반응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금속 원자가 흩어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재분산’ 현상을 수열(數列) 원리를 이용해 분석해 내고, 이를 통해 앙상블촉매가 만들어지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만든 앙상블촉매를 X레이 흡수 분광법, 적외선 분광법, 에너지 분산 분광법 등 다양한 분석 방법을 통해 확인한 결과, 100% 분산도를 갖는 앙상블촉매를 완성했음을 확인했다.

 

이 촉매는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일원자촉매가  프로필렌과 프로판 산화 반응에서 촉매 성능을 전혀 나타내지 못한 것과 달리, 앙상블촉매는 산화탄소(CO), 일산화질소(NO), 프로필렌(C3H6), 프로판(C3H8) 등의 배기가스 속에 있는 다양한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반응 온도도 낮아졌다. 새로 개발된 앙상블촉매는 현재 판매되는 디젤 자동차용 산화 촉매보다 섭씨 50도나 더 낮은 상황에서도 반응률 100%를 보였다. 또 305 시간의 장시간 촉매 반응을 유지해 기존 촉매보다 안정성도 우수했다.

 

이현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기존의 단일원자나 나노입자 촉매와는 다른 새로운 금속 촉매 개념으로, 학술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는 물론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산업적으로 적용 가능한 가치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 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7월 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앙상블 촉매 개발을 주도한 정호진 KAIST 박사과정 연구원과 이현주 KAIST 교수. KAIST 제공.
앙상블 촉매 개발을 주도한 정호진 KAIST 박사과정 연구원과 이현주 KAIST 교수. KAIS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