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고기'에 몰리는 투자…세계 육류산업 지형 바뀔까
독일 머크, 스위스 벨푸드그룹 등 배양육 스타트업 투자…미 FDI 등 관련 규제 검토, 상업화 성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머크의 투자 부문 자회사 '엠(M)'과 벨푸드그룹이 네덜란드의 배양육(세포로부터 배양한 인공고기) 스타트업 '모사미트(Mosa Meat)'에 880만달러(약 98억원)를 투자했으며 "배양육 기술이 세계 육류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모사미트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생리학자인 마크 포스트 교수와 그의 동료인 피터 버스트레이트 교수가 2013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포스트 교수는 세계 최초로 암소 세포를 배양해 햄버거 패티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으로부터 33만달러(3억7100만원)를 투자받아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으며, 이번 투자로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목표는 2021년쯤 유럽 음식점에 개당 10달러 수준의 배양육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세포를 배양해 고기로 만드는 작업은 커다란 생물반응 용기 세포를 넣고 키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포에 설탕, 미네랄 같은 영양소와 산소를 몇 주간 공급하면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자라난다. 배양육의 장점으로는 급증하는 세계 육류 수요를 만족하게 할 수 있고, 도축으로 말미암은 동물 학대 논란도 피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술 발달에 따라 생산비도 일반 고기보다 훨씬 저렴해질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육류 가공업체인 카길과 타이슨 푸드도 배양육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다만 배양육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은 아직 없다. 목장이나 양돈 업자 등 기존 육류 관계자들은 배양육이 실험실에서 만든 가짜 고기라며 깎아내린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배양육 제품에 '고기(mea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WSJ은 "배양육 규제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라며 "미국의 식품의약국(FDA).농무부 등도 배양육 생산 기술을 감시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