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서 강간·살인 사건 또.. '뉴델리 사건' 판박이 분노
송현서 입력 2021. 09. 14. 10:36 수정 2021. 09. 14. 10:36
[서울신문 나우뉴스]
자료사진
인도에서 또 한 건의 충격적인 강간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고 CNN 등 해외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인도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마하라슈트라주 주도인 뭄바이에서 34세 여성이 성폭행에 의한 부상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뭄바이 사키나카 교외의 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의료진은 이 여성이 철봉으로 폭행 및 강간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곧바로 치료를 시작했지만 하루 뒤인 11일 끝내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이용한 추적 끝에 한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를 강간 및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 피해 여성과 용의자 모두 거주지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노숙인이었으며, 용의자가 기소 후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사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도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2012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뉴델리 여대상 버스 강간 사건과 유사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2012년 인도 뉴델리 버스 강간사건 용의자 4명은 모두 사형됐다
2012년 당시 23세의 피해 여학생은 뉴델리에서 남자친구와 영화를 본 뒤 귀가하기 위해 탄 버스에서 남성 6명에게 집단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 당시 버스 기사도 6명 중 한 명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피해 여성과 함께 버스를 탔던 남자친구는 폭행을 당한 뒤 버스 밖으로 버려졌다. 그가 경찰에 신고한 뒤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3일 만에 숨졌다.
이번 사건은 사건 발생 장소가 버스라는 점과 폭행 당시 쓰인 흉기가 유사하고 범행 방식이 매우 잔혹하다는 점 등으로 미뤄, 2012년 당시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인도 강간 반대 및 여성운동가인 요기타 바야나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2012년 사건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면서 “2012년 사건 이후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매일 강간 사건에 대해 듣고 있다. 이런 잔혹한 사건에 대해 들을 때마다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여성 강간 반대 운동을 펼치는 인도 시민들
마하라슈트라주 주장관 역시 “끔찍한 사건”이라고 말하며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범인을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보고된 여성에 대한 강간 범죄는 3만 2000건 이상으로, 대략 17분에 한 건씩 발생했다. 현지 여성인권단체는 많은 피해자가 두려움 때문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있다며, 실제 사건의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도는 2012년 뉴델리 버스 강간사건 이후 ‘강간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법적 개혁과 처벌 강화 등을 도입했다. 그러나 힌두교 카스트 기반 계층에서 가장 억압받는 계층의 달리트 계급 9세 소녀나 힌두교 사제에 의한 50대 여성의 성폭행 및 살인 사건 등이 지속적으로 현지 언론의 헤드라인을 차지하는 등 여성의 인권 강화 및 안전 보장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버스 성폭행·살인'에 들끓는 인도.."국가 기강 흔들"
김정한 기자 입력 2021. 09. 14. 09:52
2019년 17초마다 한 번씩 성폭행 발생
성폭행범을 처벌하라고 시위하고 있는 인도 시민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인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만트 나그랄레 뭄바이 경찰국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뭄바이 사키나카 교외의 한 미니 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던 34세 여성이 병원 치료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CNN 인도 계열사인 '뉴스-18'은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여성이 쇠막대기로 맞고 성폭력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CCTV 영상에서 신원을 확인한 후 성폭행과 살인 혐의로 한 남자를 체포했다고 나그랄레 국장은 덧붙였다.
사키나카 경찰서의 발완트 데시무크 경감은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용의자는 모두 노숙자라고 말했다. 만약 기소되고 유죄가 인정된다면 용의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강간 및 여성 인권 운동가 요기타 바야나는 이번 사건이 지난 2012년 뉴델리에서 일어난 23세의 학생 니르바야를 강간하고 살해한 악명 높은 사건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하다"며 "다시 한번 국가를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니르바야는 성폭행을 당하고 쇠막대기로 맞아 끔찍하게 부상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서 2주 후에 사망했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인도에서는 성폭행과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정밀 조사가 증가했다. 이를 전환점으로 수백만 명의 여성은 성폭력에 관한 더 강력한 법을 요구하고 있다.
바야나는 "니르바야 이후엔 상황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 매일 (성폭행) 사건 소식이 들린다"며 "운동가로서 정말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뭄바이가 위치한 마하라슈트라주의 우다브 타케레이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참담한 사건에 충격을 표시하며 "이 극악무도한 범죄는 인류에 대한 불명예"라며 "사건은 신속히 처리될 것이며 범인은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의 최근 수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인도에서는 3만 2000건 이상의 성폭행 사건이 보고됐다. 대략 17분마다 한 건씩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운동가들은 많은 사람이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신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높다고 믿는다.
니르바야 시건의 여파로 일부 법 개혁이 이루어지고 성폭생 죄에 대한 보다 엄중한 처벌이 도입됐다. 하지만 성폭행 사건들은 계속 대서특필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뉴델리에서 9살 소녀를 성폭행 후 살해한 혐의로 4명의 남성이 기소됐다. 또한 지난 1월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는 힌두교 사제와 그의 추종자 중 2명이 50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9월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일어난 19세 여성에 대한 집단 성폭행과 사망 사건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시켰다.
바야나는 "인도 여성들에 대한 보호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