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예술가, 주민과 아이들이 살려낸 '설화'
- 김찬미 시민기자
- 승인 2019.02.27 10:26
영종도서관, '지역의 힘' 모아 '설화가 살아있다' 출판
최근 급격한 개발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영종도. 대규모 신도시들이 구축되었고, 많은 인구가 유입되기도 하고 빠져나가기도 했다. 지역환경의 빠른 변모와 더불어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것들도 많았다.
영종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영종도서관은 영종도에 대한 기록을 최대한 모아보고 보존하는 것이 도서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영종도서관은 지난 2014년부터 영종지역 향토자료 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시작해오고 있었다. 이 사업을 통해 영종도서관(당시 관장 심민석)은 영종도에 관련된 사진자료, 영종지역의 옛 지명 및 변천사를 담고 있는 모든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영종의 특성과 중요성 그리고 지역의 변화를 일깨워줄 수 있는 명사의 강연회와 지역주민과의 간담회 등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이후에 영종도서관을 맡게 된 배창섭 관장은 계속하여 '온고지신' 사업을 심화하여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영종도서관은 특히 옛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많은 교육적인 가치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여기 초점을 맞췄다.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내 고장 인천에 대한 옛 이야기를 접하는 경험은 참 소중한 것이었다. 읽는 아이들에게 교훈이 되고 더 나아가 고장에 대한 애착, 그리고 자존감을 키워준다. 인천시내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우리 고장의 옛이야기’와 관련된 단원이 제시돼 있다. 인천의 옛 이름은 미추홀이다. 백제 초기의 도읍지로서 주몽의 두 아들 비류, 온조 중 비류가 터를 잡고 미추홀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토록 역사가 깊은 인천에 대한 옛 이야기를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인천시 홈페이지에서 인천의 옛이야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긴 하지만, 정작 아이들의 언어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림책, 영상자료 역시 적은 실정이다.
그래서 영종도서관은 ‘설화가 살아있다’ 라는 책을 펴냈다. 지난 2017년 영종도에 대한 설화를 살려내는데 예술가들이 앞장서고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내 책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영종도서관 배창섭 관장>
처음에는 자료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영종도를 중점으로 한 논문, 아티클, 뉴스, 졸업앨범, 도서, 인터뷰 등 모을 수 있는 자료를 다 모으기 시작했다. 도서관 회원, 인천경제청, 인천학연구원, 인천발전연구원, 인천도시공사, 도서관 등 기관단체들과 작가, 지역 주민 등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모은 자료들을 가지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영종도서관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영종도의 지역자료에 대해 알려주었다. 아이들에게 고향이 될 영종도를 탐방하며 추억할 만한 곳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외우기 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용궁사에 가보고 사진도 찍고 글도 써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펼치는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이 한 몫을 담당했다. 2017년도 영종도서관은 이 사업을 신청해 영종도의 설화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예술인들과 함께 영종도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이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였던 영종도서관의 권아현 담당 선생님. 권 선생님에게는 역사큐레이터 선생님이 ‘방귀와 오이씨’라는 그림책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며 이 책은 영종도의 설화라고 했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영종도서관에 발령 받은 후 해양지역 설화가 많은 영종도의 이야기들을 잘 모아서 인천의 이야기로 컨텐츠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리하여 공공기관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파견사업에 지원하게 되었다. 영화감독, 사진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시인 네 명의 예술인들이 파견되어 함께 작업이 시작할 수 있었다.
구자홍 영화감독은 퍼실리테이터로 예술인과 도서관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전반적인 조언을 함께 해주었고 유광식 사진작가님은 영종도 설화의 배경이 되는 곳을 수소문 하여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사진 작업을 했다. 주원익 시인은 전체적인 글의 교정을 도와주었고 김연주 일러스트레이터는 그림 중간 중간 일러스트 작업을 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작업이 있었다. 이 책을 영종도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그림도 넣었던 것이다. 그래서 2017년 9월, ‘온고지신 백일장 그림그리기’ 라는 명칭의 대회도 진행하였다. 아이들에게 설화 내용을 들려준 후 떠오르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였고 그 중 선정된 작품을 그림책 사이 사이에 넣었다.
그리고 매년 영종도서관에 후원금을 보내주는 인천공항공사가 있어서 그림그리기 대회, 책 인쇄도 가능했다.
<'설화가 살아있다' 그림책 속 백일장 그림그리기 대회 어린이 작품>
2014년부터 진행된 영종도서관의 향토자료를 모으고자 했던 노력, 임신한 몸이었지만 영종도의 옛 이야기를 알리고자 했던 권아현 선생님과 영종도서관의 사명감, 그리고 그림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함께 했던 예술가 선생님들의 노력이 하나로 모여 ‘설화가 살아있다’ 라는 책이 완성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죽어있던 설화를 살려냈고 인천에서 살고있는 아이들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귀한 자료집이 되었다.
예산이 한정돼 더 많은 책자로 인쇄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은 앞으로도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읽혀져야 하는 인천 옛이야기의 그림책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앞으로도 더 많이 출판되어 많은 학교에 보내지고 많은 어린이들이 읽도록 오래도록 남겨져도 좋을 만큼 가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시작으로 동구의 이야기, 연수구의 이야기 각 지역에 설화에 관한 그림책들도 출판도 기대된다.
<권아현 선생님>
<영종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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