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54일간 최장 장마' 끝..전국은 폭염에 열대야
고은경 입력 2020.08.16. 09:15 수정 2020.08.16. 10:20
대구 37도, 제주 35도, 전주∙대전∙강릉 34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 열대야 나타나는 곳 많아질 듯
맑은 날씨를 보인 14일 부산 영도구 한 아파트에 빨래가 널려 있다. 연합뉴스
54일째 이어진 역대 최장기간 중부지방 장마가 16일로 끝난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에서 북상하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 이날 아침까지 비가 온 후 정체전선이 북한으로 북상하면서 중부지방 장마는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 장마는 지난 6월 24일 시작돼 이날까지 54일간 이어졌다. 이는 앞서 최장기간인 2013년의 49일을 넘어선 기록이다. 제주 지방 장마는 6월10일~7월28일(49일), 남부 지방은 6월 24일~ 7월 31일(38일) 이었다. 제주의 장마 기간 역시 기존에 가장 길었던 1998년의 47일을 경신했다.
긴 장마철 많은 비가 내리면서 6월 1일∼8월 15일 전국 누적 강수량은 920여mm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 570여mm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이 기간 최다 누적 강수량은 2011년 970여mm다. 올해 수치는 추후 기간 변경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 초반에는 정체전선이 주로 제주도 인근에서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저기압과 함께 영향을 줘 남부와 해안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렸고, 7월 하순부터는 중부지방에서 오르내리며 해당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제4호 태풍 '하구핏'에 의한 수증기 유입, 5호 태풍 '장미' 상륙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내륙과 해안 관계없이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여름 또 하나 특징은 7월 중 태풍이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하구핏은 지난 1일, 우리나라에 처음 상륙한 장미는 지난 9일 발생했다. 1951년 기상관측 이래 7월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은 해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10년간(2010∼2019년) 7월 평균 태풍 발생 건수는 4.3건이다.
기상청 태풍센터는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넓게 확장해 있어 상승기류가 발달하지 못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면 태풍이 발달해 한반도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마가 끝나면서 무더위가 찾아온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음 주까지 충청도, 강원 동해안, 남부지방과 제주도 북부는 낮 기온이 35도 내외, 그 밖의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는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겠다. 특히 16일도 대구 37도, 제주 35도, 전주∙대전∙강릉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장마 전선이 물러나면서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14일 오후 경남 남해군 남면의 한 고추밭에서 참새 한 마리가 고춧대에 앉아 쉬고 있는 또 다른 참새 등 위에 올라타고 있다. 뉴시스
서울 전역에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내려진다. 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아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높은 습도로 인해 체감온도가 더 높으니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축산업, 산업, 농업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장마가 끝나더라도 대기가 습하고 더워 소나기가 내리거나 기압골에 의한 비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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