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개막… '관세 폭탄' 뒤에 숨겨둔 무기들
[기획] 美-中 무역전쟁의 본질③ 中엔 '美정부 채권', 美엔 '물과 식량'이란 카드 있어
美정부가 6일 자정(동부표준시 기준)부터 350억 달러(한화 약 39조 450억 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표했다. 관세 부과 품목은 818개다. 이날 美CNBC 방송은 "먼저 34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에 대한 관세는 2주 내로 부과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또한 "중국이 보복 관세 부과를 할 경우 우리는 총 5,0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이 가운데 3,000억 달러의 관세는 오직 중국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정부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나 세간의 우려와 달리 국내 주식시장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환율은 조금씩 올랐다. 매매기준율로 볼 때 달러·엔·파운드·유로 가격은 전일 대시 3~9원 가량 하락했다.
전 세계 기관 투자자들은 美中무역전쟁에 앞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주식에서 채권 중심으로 옮기고 있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美中무역전쟁이 임박하자 세계 투자자들이 외국인 보유 비율이 낮고 재정 건전성이 높은 한국과 중국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인포맥스’ 또한 연이어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 관련 상품에서 자금을 빼 채권으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美中무역전쟁의 유탄에서 그나마 안전한 자산이 국채라는 생각을 해서라고 풀이했다.
美中 간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가 “중국 정부가 여차하면 보유한 美정부 채권을 내다 팔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주장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중국, 대미 협박용 무기 ‘美재무성 채권’ 꺼내들까
중국이 미국과 대립할 때마다 나오는 ‘중국 보유 美정부채권 대량 매각’ 또한 ‘달러’가 주도하는 국제금융체제 내에서는 의미가 없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지난 1월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 판은 중국이 보유한 美정부 채권이 1조 1,682억 달러(한화 약 1,303조 1,270억 원)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기 외국인이 가진 美정부 채권 6조 2,604억 달러(한화 약 6,983조 4,7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중국과 미국이 가진 수량이 전체의 30% 가까이 된다고 덧붙였다.
얼핏 보면 중국이 가진 美정부 채권을 시장에 내다팔면 미국이 항복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일단 중국이 美정부 채권을 대량으로 시장에 내놓으면 단기적으로는 美국채 금리가 높아지고 연이어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중 금리를 높이게 돼 미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도 충격을 받는다. 먼저 1조 달러가 넘는 美정부 채권을 대량으로 시장에 내놓을 경우 팔리기도 전에 중국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급락하게 된다. 두 번째는 중국 정부의 재정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의혹이 퍼지게 된다. 세 번째는 美정부 채권을 대신해 안전성이 높고 수익성이 보장되며 1조 달러가 넘는 규모의 금융상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네 번째는 중국이 채권을 내놓으면 일본과 영국, EU 등이 구매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근 경기 활황세를 보이는 미국이 다시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경제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의도는 허사가 되고 오히려 중국 정부가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
즉 중국이 보유한 美정부 채권 등 ‘달러 표시 자산’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지불 능력, 이를 바탕으로 한 ‘신용도’를 나타내는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중국이 美정부 채권을 사용해 미국을 공격하는 것은 美정부가 파산에 이르렀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중국이 보유한 ‘달러 표시 자산’은 위안화 가치에도 영향을 끼친다. 4일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 당 6.73위안에서 6.66위안 사이를 오가며 출렁였던 것을 두고 국내 언론들은 “미국 달러 강세와 외부 불확실성 등의 영향에 따른 외환 시장 파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리캉 中인민은행 총재의 말과 “중국은 위안화를 합리적인 한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판궁성 中인민은행 부총재의 주장을 전하면서 “美中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中인민은행 수뇌부의 이런 자신감은 만일의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달러 표시 자산’이 충분한 수준이라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1조 달러가 넘는 美정부 채권을 포함해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로 버틸 테니 1985년 9월 엔화 50% 절상을 합의한 미국과 일본 간의 ‘플라자 합의’ 수준으로 위안화를 절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이다.
중국을 압박할 미국의 미래 무기: 물과 식량
현재 세계 각국의 친중 세력들은 “트럼프의 말과 달리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다행히 2018년 7월 美中무역 갈등이 해소된다고 해도 美中 간의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衆論)이다.
친중 세력들은 중국에게 시간이 좀 더 주어진다면 미국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하나 그러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중국에게는 부족하지만 미국에게는 풍부한 것이 석유와 달러말고도 더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식량과 물이다.
英BBC는 지난 2월 23일 ‘물부족이 우려되는 세계 11대 도시’를 선정해 보도했다. 여기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인도 벵갈로르, 중국 베이징, 이집트 카이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러시아 모스크바, 터키 이스탄불, 멕시코 멕시코시티,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미국 마이애미였다. 미국과 대결 구도를 보이는 중국, 러시아, 터키가 포함돼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13년 8월 美외교협의회(CFR)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상임 이사를 인용해 “중국은 급증하는 물 수요, 비효율적인 물 사용, 물의 오염으로 2012년에만 중국의 400개가 넘는 도시에서 물 부족을 겪었고, 이 가운데 110개 도시는 물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 이사는 중국 물 부족의 최대 원인이 공업화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GDP 1,000달러를 창출하는데 사용하는 물은 다른 나라의 4~10배나 들 정도로 비효율적이고, 환경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공업단지로 인해 대부분의 지하수가 오염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6억 명의 중국인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고, 이 중에서 1억 9,000만 명은 건강에 위협이 될 정도로 오염된 물을 마시며 살고 있다고 한다. 오염된 강 주변 450여개 마을에서는 암 발생률이 매우 높으며 이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연간 6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도 中지질조사국이 2013년 2월 발표한 보고서와 中환경부 발표를 인용해 중국 지하수의 90% 오염된 상태이고 수돗물을 바로 마시면 질병에 걸릴 수 있으며 주요 상수원의 25%에서 심각한 수질 오염이 일어난 상태로 공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성 고려 없는 중국 산업화, 물-식량 부족 심화시켜
물 부족은 필연적으로 식량 생산효율성 부족으로 이어진다. 2017년 2월 ‘알터너티브 이코노믹’은 프랑스 가축연구소 경제학자 ‘장 마르크 쇼메’ 박사의 기고문을 실었다. 쇼메 박사는 “중국이 심각한 식량부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10억 명이 넘는 인구를 먹여 살리는 데 큰 문제가 없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를 어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쇼메 박사가 지적한 대목도 무분별한 공업화와 도시화, 농업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 부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수자원 활용 노력 부족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해 1억 2,000만 ha(헥타아르)에 달하는 농경지를 갖고도 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국내 소비하는 콩의 80%, 소고기의 19%, 유제품의 20%를 수입하고 있고, 이 가운데 옥수수 수입량은 세계 무역량의 80%, 콩 수입량은 60%를 넘어 섰다는 그래프는 중국이 겪고 있는 식량 부족의 현실을 나타냈다.
이처럼 중국에게 부족한 물과 식량을 가장 풍부하게 만들어내고 수출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특히 중국이 수입하는 쌀, 밀, 콩, 옥수수 가운데 상당량이 미국산이다. 중국이 미국산 곡물 수입을 금지해도 미국은 팔 곳이 많다. 수입 대체선을 확보할 수 없는 중국만 힘들어질 뿐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중국 공산당과 세계 친중세력이 호기를 부리는 것과 달리 美中무역전쟁은 격화되면 될수록 중국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원문보기: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18/07/05/20180705001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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