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VD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美, CVID 버리고 FFVD 사용한 것은 한국 작품
송용창 입력 2018.07.05. 17:14
세번째 방북 길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국무장관 전용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미국 국무부가 최근 북한 비핵화 용어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사용한 것은 한국의 조언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5일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이 CVID라는 용어를 버리고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2명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한국의 조언으로 CVID에서 물러섰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 정부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CVID는 북한이 정권 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일방적인 무장해제 방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CVID 대신에 ‘상호 위협 감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당국자는 북한이 난색을 표명할 수 있는 만큼, 수백 명의 조사관들이 북한에 들어가 핵미사일 시설을 사찰하는 관례적인 방식은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피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국 국책 연구기관의 고위 관계자도 지난달 초 워싱턴을 방문해 국무부 관계자를 만나 같은 취지로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CVID는 용어 자체가 갖는 역사적 배경이 있어서 북한이 대북 공격의 상징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며 “북한이 CVID를 거부하는 게 비핵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내용을 풀어서 사용할 것을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CVID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사용한 용어로서 북한이 굴복 수준의 일방적인 핵 폐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껏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였다. 여기에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었다. '영구적(permanent)'이란 단어를 넣어 북한의 핵무기를 영원히 없애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후 폼페이오 장관도 주로 CVID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6·12 미·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 CVID가 명시되지 않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만 들어가자 '검증(V)'이 빠진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서 비판이 일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FFVD'란 새로운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북한이 핵시설을 은폐해 미국을 속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오자 '비핵화를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FFVD'라는 용어를 썼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CVID'란 용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판문점 실무 협상에서 북한 대표단이 CVID를 강력하게 거부해 미국으로서도 협상 진전을 위해선 북한의 거부 반응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식 태도를 견지한다면 북한 문제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계속 구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현실 인식도 작용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처렴 변화된 유연한 태도를 갖고 이날 세 번째 방북길에 오른 만큼 북한의 화답 여부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북한에 '비핵화 관련 진정성 있는 가시적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강성 핵시설'로 대표되는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북한의 비밀 핵시설에 대해 자진 공개(신고)가 우선 요구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미사일 기지와 개발 시설에 대한 공개 및 폐쇄 요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최근 제기된 의혹을 해소할 만한 가시적 조치'가 될 전망이다.
FFVD로 제시된 비핵화의 큰 틀 속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받아내는 것이 폼페이오의 과제이자 북한에 던질 숙제다.
미국 역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비핵화의 보상으로 제기된 북한의 체제보장에 대한 미국의 진전된 입장을 폼페이오의 손에 들려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어 회담의 결과가 주목된다.
미 백악관이 폼페이오의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 역시 북한에게 줄 '선물'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비교적 차분하게 회담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폼페이오의 카운터파트로 예상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5일 평양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회동하며 "(폼페이오와) 나름대로 협의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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