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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심민석 / 영종도서관 관장-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의 '문화놀이터'

생사람 2021. 2. 26. 13:02

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의 '문화놀이터'

  •  심민석
  •  승인 2011.07.17 16:00

[문화칼럼] 심민석 / 영종도서관 관장


지난 8일 다시 문을 연 '인천 최초' 도서관인 율목도서관

도서관은 오랫동안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특히, 오늘날 정보에 접근하기 쉬워지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는 어려워짐에 따라 누구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함으로써 정보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는 게 도서관의 중요한 구실 중 하나이다. 도서관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지역주민이 좋은 책을 쉽게 만나고,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도서관법'에는 국민의 정보 접근권과 알 권리를 보장하는 도서관의 사회적 책임과 그 역할 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도서관의 육성과 서비스를 활성화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대한 자료의 효율적인 제공과 유통, 정보접근 및 이용의 격차해소, 평생교육의 증진 등 국가와 사회의 문화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정보'의 사전적 정의를 보자. 정보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연구 또는 경험에 의해서 얻어진 지식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좀더 심층적인 정의를 내리면, 정보가 지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보에 대한 효율적 접근 및 활용은 지역 주민들에게 그 지역의 여러 문제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지방자치 시대에 지역사회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즉,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고 쉽게 접근하는 일은 사회 민주화의 근본을 이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역주민이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지적·경제적 여건 등이 정보의 위치파악, 접근, 혹은 이용에 제약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공공도서관은 지역에서 중요한 문화·교육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공공도서관이 활성화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무렵부터이다. 문화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배움을 통해 자기 자신을 높이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의 정비가 급선무라는 의식이 팽배해지면서이다. 이름 없는 시민의 잠재 능력에 대해서 아낌없이 지원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깊은 포용력은 미국의 번영을 떠받치는 커다란 기둥이다. 투자에 비해 돌아오는 게 더 많다는 사실은 뉴욕 공공도서관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이렇듯 문화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배움을 통해 자기 자신을 높이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배울 수 있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렇듯 도서관은 지역의 문화놀이터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주민의 다양한 문화 활동의 장으로 기능하고자 노력하여야 한다. 개인의 힘을 기르는 게 곧 사회 전체를 윤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유럽은 중세에는 도서관이 특권층의 정보창고 역할을 했다면, 근대에 들어오고 시민사회가 성장함에 따라 점차 도서관의 역할도 시민 중심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즉, 도서관이 지식향상을 위한 놀이 공간, 소통을 위한 공간, 만남을 위한 공간으로 확장되어 왔다. 공공도서관이 발달한 미국은 지식을 넓히고 교양을 높일 뿐 아니라 생활 전반이나 지역에 관한 실천적인 정보도 아울러 제공하고, 시민이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 열린 공간으로 오랫동안 기능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의 경우 자료 보관소 또는 입시와 고시를 위한 공부 장소, 즉 사설 독서실의 연장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었다. 주로 중·고생과 고시생들의 독서실로서 활용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근래에 들어와서는 도서관들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지역주민과의 소통 공간,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이 그것이다. 현재 많은 도서관에서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자석과도 같다. 도서관이 재미있고 즐거운 곳이고, 무엇인가 필요한 게 있었을 때 얻을 수 있었다면, 지역주민이 손쉽게 도서관을 기억하고 찾을 터이다.

이렇듯 도서관은 지역에서 이웃과 삶을 나눌 수 있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기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소통의 장소이기도 하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지역의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교육기회를 마련하거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다 보면, 도서관 이용자들은 공동체의식의 구체적인 실현과 이를 위한 소통의 방식을 나름대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을 서로 나누는 자리로 이어진다. 이렇듯 강좌를 마치고 학습된 교육의 내용을 그 자리에서 바로 실천적으로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도서관이야말로 아주 좋은 공동체 교육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가난한 아이든 부자 아이든,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든 못하는 아이든, 친구에게 인기가 있는 아이든 없는 아이든, 모두가 위로를 받고 자아를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우리 도서관이 자리매김했으면 싶다. 또한, 미국에서는 '이사를 하면 먼저 도서관으로'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인천에서도 이사를 하면 먼저 도서관을 방문하라는 말이 생길 수 있도록 사서로서 힘을 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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