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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서관 기행

생사람 2021. 2. 26. 11:33

도서관장의 미국 도서관 기행 ( 영종 도서관 심민석 관장편)

  • 인천신문
  • 승인 2012.04.23 18:06  인천 영종도서관 심민석 관장 

빌 게이츠를 굳이 언급하지 않고도 도서관하면 생각나는 나라 미국. 책을 통해 보고 배웠던 미국의 도서관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예전부터 뜻을 모아 같이 활동하고 있는 연구회 회원들과 미국 도서관 기행 일정을 세웠기 때문이다. 워싱턴DC의 국립장애인도서관과 의회도서관을 둘러보고, 필라델피아, 뉴욕, 보스턴의 공공도서관 등을 두루 살펴보기로 하였다. 이 여행에는 든든한 선배님과 중학생 딸과 남편이 함께 해서 첫 미국 여행의 의미를 더했다.


워싱턴은 159㎢에 약 6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공공도서관은 25개가 운영되고 있다. 25개의 공공도서관은 지역에 따라 운영시간이 다르고, 센터 도서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요일에는 휴관한다. 견학을 갔던 워싱턴 DC의 WATHA T. DANIEL/SHAW 공공도서관은 개관한지 갓 2년이 된 도서관으로 현대적인 산뜻한 외관과 함께 자료실과 열람실을 복합적으로 설계하여 시원스러운 공간 구조가 눈에 띄었다. 또한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 하나는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매니아라는 중년의 사서는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 연예인이나 만난 듯 호들갑을 떠는데, 한류의 영향이 이곳에도 미치고 있구나 생각하였다. 국회의사당과 역사적으로 진귀한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의회도서관을 비롯하여 박물관과 미술관 거리를 걷다보니, 1790년에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연방수도를 기획할 당시 영국과 프랑스 열강들 사이에서 신생국가의 문화와 전통의 전수방식을 얼마나 고민하였는지….

 


워싱턴에서 약 3시간을 북쪽으로 이동하여 필라델피아에 도착하였다. 항구도시 필라델피아는 왠지 인천과 닮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올 해 10년째 한 도시 한 책 읽기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공공도서관 앞에는 ‘Free’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1731년 프랭클린(Frankin, B.)을 중심으로 설립된 필라델피아 도서관조합(Library company of Philadelphia)과 관련이 있다. 과거 일부 귀족 개인의 소유물이었던 책이 회원제 도서관으로 전환된 것은 근대 공공도서관의 원형으로서 도서관사상 높이 평가되고 있다. 추후 시민 전체에 무료로 개방하는 공공도서관이 출현하게 되었는데, 필라델피아에는 아직도 다양하고 많은 회원 전문 유료 도서관이 있어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 무료도서관임을 떡하니 홍보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하루에 7개의 도서관을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는데, 운이 좋아서 우연히 도서관들이 모여 있는 곳에 여장을 풀었기 때문이리라. 장애인서비스 지역 센터는 시각 등 독서 장애인에게 자료(주로 오디오 및 디지털 북)을 우편으로 제공하는 센터 도서관으로, 방대한 대체자료와 서고, 기계화된 작업시설 등이 장애인 도서관서비스 정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인상이 남는 곳은 1845년에 설립되었다는 건축 전문 자료실 ‘The Athenaeum of Philadelpia’와 펜실베니아 원예학회(PHS)에서 운영하고 있는 원예전문 도서관이다.


두 마리의 사자상이 유명한 뉴욕 공공 도서관은 거대하고 웅장한 열람실이 진정 아름다웠다. 그 곳에 앉아 있으니 철학과 인문학이 저절로 소용돌이치며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뉴욕에는 맨하탄 소재 43개 공공도서관을 포함하여 전체 90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링컨센터 1층에 위치한 “NYPL for the Performing Arts”는 갤러리가 인상적인 예술전문 도서관이었는데, 평일 한 낮이었는데 많은 시민들이 즐기고 있었다.


보스턴의 Mary Baker Eddy Library는 화려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서 춥고 우중중한 보스턴 여행의 기쁨이 되었다. 다만, 입관료가 5달러나 되었다. 2층 문학코너에서는 한국장서도 있어서 반가웠다. 소장 장서가 많아져서 넓은 중앙 홀을 온통 서가로 꾸민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꿈을 꾸라고 말한다. 책 읽기는 그 것의 밑 바탕이다. 부모와 사서로서,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는 아이들에게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불어 넣어 꿈을 이룰 기회를 부여할 책임이 있다. “책 읽는 도시 인천”은 그래서 중요하다.

심민석  인천 영종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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